0. 기획 의도

시각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에게 Linktree는 그다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었다.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있긴 하지만 유료인데다 옵션도 충분히 다양하지 않았다. 게다가 레이아웃도 단순해서 직접 만들어 써도 될 정도였기 때문에, 굳이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사용할 이유는 없었다.

주로 사용하던 서비스는 Bento였다. Bento는 단순히 링크를 나열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다양한 위젯과 독특한 시각적 요소를 활용해 나만의 페이지를 직접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부드러운 조작감과 세심하게 다듬어진 사용자 경험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겉보기에는 심플하지만 개성이 살아 있는 위젯과, 사용성 곳곳에 숨어있는 디테일 덕분에 이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Bento는 Linktree에 인수된 뒤 결국 서비스 운영이 종료되었다. Link in Bio 시장에는 Linktree라는 거대한 기업이 존재하는데 링크 나열이라는 본질적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방문자 분석, 구독자 수집, 수익화 같은 다양한 부가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 또한 대시보드 형태의 단순하고 직관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시각적 요소 역시 최소한으로 절제해 사용한다.

다만 이런 특성은 Bento에 익숙했던 나에게는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시각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장에서 Linktree의 대시보드형 구성은 다소 딱딱했고, 링크 역시 하나의 세로 리스트로만 나열되어 표현 방식에 한계가 있었다. 링크 수가 많아질수록 순서 조정과 편집도 불편하게 느껴졌고, 각 링크 아이템의 형태가 거의 비슷해 개별 요소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웠다.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제공하긴 하지만, 대부분은 정해진 틀 안에서만 가능했고 핵심 기능 상당수는 유료 요금제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요금제를 업그레이드 하더라도 내가 기대하는 수준의 시각적 자유도를 충분히 채워주지는 못했다.

BentoLinktree

물론 Linktree는 좋은 제품이다. 다만 사용하면서 몇 가지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꼭 대시보드의 형태여야만 할까? 조작과 편집 경험은 지금의 방식이 최선일까? 링크는 단지 나열되어야만 하는 요소일까?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방법은 링크밖에 없을까? 정보 전달의 명확함을 유지하면서도 시각적인 만족감을 함께 줄 수는 없을까? 그리고 대시보드처럼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페이지 자체를 직접 다루면서 나만의 프로필을 만들어갈 수는 없을까?

대체재를 찾는 과정에서, 많은 사용자가 Linktree보다는 Bento 같은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도 avely.me, portrait.so, blento.app, own.page, tapp.bio, whoit.is 등 수많은 대안이 존재했고, 나 역시 직접 하나씩 사용해봤다. 이 서비스들은 Bento보다 더 풍부한 기능을 제공했지만, 사용할수록 몇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내가 생각하는 Bento의 진짜 차별점은 단순한 기능의 수가 아니라 부드러운 사용자 경험과 세세한 디테일에 있었는데, 많은 서비스가 그 부분보다는 기능의 양 자체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분명 이들 역시 Bento와 같은 방향성을 보고 출발했을 텐데, 왜 정작 그런 핵심적인 감각은 놓쳤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그 차별점을 그대로 답습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Bento를 계승한 서비스를 지향한다면 그런 요소들은 더 세심하게 챙겨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직접 여러 서비스를 써보며 특히 아쉽게 느낀 지점은 분명했다. 위젯 크기 조절이나 위치 변경 과정에 부드러운 전환이 부족했고, 위젯을 드래그할 때 포인터의 속도나 방향에 반응하는 미세한 움직임도 거의 없었다. 위젯을 생성하거나 삭제할 때, 혹은 위젯끼리 위치를 바꿀 때도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없이 즉각적으로만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모바일과 데스크톱 사이 전환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레이아웃이 쉽게 깨지기도 했다. 또한, 메모 위젯을 만들었을 때 자동으로 입력에 포커스가 가지 않거나, 드래그 중인 위젯의 그림자가 다른 위젯위로 어색하게 겹치는 문제도 있었다. 디자인 역시 전체적으로 일관성과 통일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결국 이런 아쉬움은 직접 만들지 않고서는 해소할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나는 Link in Bio의 본질에는 충실하되, UX의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이 제품은 Linktree와 마찬가지로 Link in Bio라는 본질적인 목적을 공유하지만, 단순한 정보 제공이나 상품 판매, 수익화, 구독자 수집 같은 기능을 중심에 두지 않는다. 대신 시각적인 요소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과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고 싶은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서비스는 Linktree의 업그레이드 버전도, 완전한 대체재도 아니다. 그보다는 각자의 필요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분명한 옵션에 가깝다.


*moat(해자):

  1. 경험 우선의 편집 방식
  2. 사용자별로 축적되는 ‘나만의 페이지’
  3. Provider-specific visual style